
재택근무 중 집중력 높이기 실험기 –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한 5가지 방법
1. 재택근무, 업무의 자유인가 집중력의 붕괴인가
처음 재택근무가 시작됐을 때, 저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고, 내 방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효율은 떨어지고, 집중력은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당시 저는 B2B 콘텐츠 마케팅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3개월간 총 9개의 콘텐츠 기획안을 제출하고, 마케팅 제안서를 작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재택으로 전환한 이후, 평소라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었던 업무가 이틀, 심지어 사흘 이상 걸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제가 스스로를 돌아보니, 집중력이 문제였습니다. 회의 중에도 딴생각이 들고, 기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뒤적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이를 방치하다가는 실적에 영향을 줄 것 같았고, 실제로 5월 실적 회의 때 팀장님께서 저에게 ‘집중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피드백을 직접 주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실험해 보고,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테스트해 보기로 말이죠.
2. 기획서 작성 프로젝트에 적용한 '시간 블록 기법'
제가 첫 번째로 선택한 방법은 ‘시간 블록 기법’이었습니다. 가장 업무 효율이 높은 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는 기획안 작성 전용 시간으로 고정하고, 그 외의 시간은 메일 체크, 회의, 브레인스토밍 등으로 나누었습니다.
기존에는 한 가지 일을 하다가도 메일이 오면 확인하고, 회의록을 작성하다가 카톡을 확인하는 등 멀티태스킹의 늪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 블록 기법을 도입하고 나서는 ‘지금은 오직 기획안만 작성한다’는 원칙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콘텐츠 캠페인 제안서를 작성할 때 이 기법을 활용했는데, 3일 동안 계속 미루고 있던 기획서가 단 하루 만에 완성됐습니다. 메일 확인이나 외부 자극이 차단되니, 머릿속 흐름이 끊기지 않았고 문장 구성도 훨씬 부드럽게 이어졌습니다.
이 실험은 저에게 업무에 대한 집중을 되찾게 해 준 첫 번째 전환점이었습니다.
3. 백색소음과 환경 설정으로 외부 자극 줄이기
두 번째로 시도한 방법은 백색소음을 활용한 환경 세팅입니다. 저희 집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낮에는 교통 소음, 밤에는 옆집 TV 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환경입니다. 처음에는 무시하고 일했지만, 점점 이런 소리들이 집중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Noizio'라는 백색소음 앱을 다운로드하고, '비 오는 숲 속' 사운드를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놀라웠던 점은, 평소엔 15분만 지나도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일이 백색소음을 활용한 후엔 40분 넘게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고 문서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6월에 있었던 신규 서비스 런칭 제안서 작업 당시,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의 고집 중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백색소음 덕분이었습니다. 그 결과, 담당 팀장님께는 “이 정도 퀄리티는 오랜만에 본다”는 피드백도 받았고, 실제 제안서는 그대로 클라이언트에게 채택되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환경 세팅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했습니다. 고요한 사무실이 아닌 가정에서 일하는 경우, 들리는 소리를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몰입력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4. 아침 루틴 도입: 하루의 첫 1시간을 설계하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를 확인하거나 이메일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하루 시작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가장 나쁜 루틴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의 첫 1시간을 철저하게 나만의 루틴으로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7시에 기상 → 물 한 잔 마시기 → 15분 스트레칭 → 10분 명상 →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기 → 업무 시작이라는 루틴을 매일 반복했습니다.
이 루틴은 단순하지만 강력했습니다. 업무 전 ‘몸과 마음을 리셋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이전보다 업무 시작이 훨씬 가볍고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특히 ‘월간 캠페인 전략 수립 회의’가 있던 날, 아침 루틴을 성실히 수행한 후 회의 준비를 했더니, 회의 내내 논리적이고 명확한 의견을 내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루틴 하나가 하루 전체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을 직접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5. 카페인 중단 실험: 뇌를 위한 리셋
저는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는 카페인 의존형 인간이었습니다. 피곤하면 마시고, 심심하면 마시고, 회의 전에도 꼭 한 잔씩 마셨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오후에 자꾸 졸음이 몰려오고, 오히려 멍해지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카페인이 각성 효과가 아니라 ‘반동 피로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자료를 접하고, 일주일간 커피를 완전히 끊기로 결심했습니다.
초반에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두통도 있었고, 머리가 무거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3일차부터 집중 지속 시간이 점점 늘어나더니, 5일 차에는 50분 연속 타이핑 작업도 가능해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은 특히 영상 콘텐츠 시나리오 작성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전보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직관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저는 ‘무조건 각성시키는 것’이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6. 일과 중 산책: 움직이면 뇌도 깨어난다
마지막으로 실천한 방법은 점심 식사 후 20분 산책이었습니다. 보통 점심을 먹고 나면 나른해지고, 회의 도중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단지 20분이라도 햇빛을 쐬며 산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산책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몸을 움직이면 정신도 더 깨어나는 듯했고, 산책 후엔 항상 아이디어가 하나씩 떠오르곤 했습니다. 실제로 브랜드 인지도 개선 콘텐츠 아이디어를 기획할 당시, 산책 중 갑자기 떠오른 한 줄이 전체 기획안의 중심 컨셉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저는 일과 중 20분의 산책 시간을 ‘창의력 리셋 시간’으로 정의하고, 매일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 떠오른 아이디어로 작성된 콘텐츠가 실제로 SNS에서 평균보다 2배 이상 반응을 끌어낸 사례도 있었습니다.
집중력은 관리 가능한 자원입니다
재택근무라는 환경은 분명 많은 자유를 주지만, 동시에 높은 자기통제를 요구합니다.
저는 이번 실험을 통해,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시간을 나누고, 환경을 정돈하고, 아침을 준비하고, 뇌를 쉬게 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 이 모든 요소들이 모여 결국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재택근무 중 업무 집중이 잘 안 되신다면, 저처럼 하나씩 실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은, 훈련하고 설계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