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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100만 원으로 도전한 중고 리셀링 창업, 그 솔직한 후기

퇴직금 100만 원으로 도전한 중고 리셀링 창업, 그 솔직한 후기

‘그만두고 나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창업이었습니다

작년 봄, 저는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냥 서서히 지쳐갔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쌓여왔습니다.

그렇게 사표를 내고 퇴직금 통장에 들어온 금액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후회하지 않을까?”

 

여행? 소비? 주식 투자? 여러 가지가 스쳐 지나갔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작은 창업’을 해보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절대 100만 원 이상 쓰지 말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창업이라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실험을 해보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중고 리셀링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 100만 원이 어떻게 쓰였고, 어떤 경험을 했으며, 결과는 어땠는지를 상세히 담은 리얼 후기입니다.

중고 리셀링을 선택한 이유 – 자본보다 감각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처음엔 여러 창업 아이템을 리스트업했습니다.
스마트스토어, 스마트폰 수리점, 카페, 배달 창업, 블로그 운영 등... 하지만 대부분 초기비용이 최소 수백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장을 운영하거나 고정비가 드는 구조는 제겐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리셀러 브이로그’**를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고 리셀링은 **'상품을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구조'**입니다. 들으면 당연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눈썰미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아래의 이유 때문에 저는 리셀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소자본으로 시작 가능하다 (많이 사지 않아도 됨)
  • 배송/보관이 쉬운 품목으로 할 수 있다
  • 당장 수익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구조다
  • 경험이 곧 경쟁력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는 전자제품 좋아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건 나한테 맞는 창업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작 준비 – 퇴직금 100만 원 중 실제 사용 금액은 82,000원

창업이라고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떤 준비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제가 가진 조건을 정리해봤습니다.

  • 창고 없음 → 보관 쉬운 소형 품목 위주
  • 기술 없음 → 포장 간단한 제품 위주
  • 자본 제한 → 한 번에 많이 못 사니 소량 실험

이 기준에 따라 중고 전자제품 리셀링을 택했고, 다음과 같은 물품을 중고나라·당근마켓 등에서 구입했습니다.

품목매입 단가수량비고

 

와이파이 공유기 11,000원 3개 상태 A급
아이폰 정품 충전기 6,000원 4개 정품 여부 확인함
USB 허브 3,000원 3개 신품급
외장하드 케이스 4,000원 2개 수요 꾸준
블루투스 이어폰 (리퍼) 12,000원 2개 포장 상태 양호
 

여기에 추가로:

  • 포장 자재 (테이프, 에어캡, 박스): 약 12,000원
  • 택배비 선결제 (편의점): 약 10,000원
  • 사진 촬영용 조명 미니 키트: 5,000원

총 지출은 약 82,000원이었습니다.
‘창업을 이렇게 작게도 시작할 수 있구나’ 싶은 기분이 들면서도, 막상 결제를 마치고 나니 묘하게 떨렸습니다. ‘과연 이게 팔릴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요.

판매 과정 – 생각보다 일이 많았습니다.

판매는 주로 번개장터, 당근마켓, 헬로마켓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등록할 때는 다음 요소에 특히 신경 썼습니다:

  • 사진: 조명을 써서 선명하고 깔끔하게 촬영
  • 제목: “정품/상태최상/한정수량” 등 구매 유도 키워드 삽입
  • 설명: 배송 정보, 작동 상태, 교환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

특히 번개장터는 신뢰 기반의 후기가 중요한 플랫폼이라, 처음엔 거래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거래 후 좋은 후기를 받고 나니 조금씩 더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판매 후기 중 기억에 남는 것들:

  •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입한 분이 ‘거의 새 상품 같아요’라며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 공유기를 판매했던 분은 2주 뒤, “동생 것도 살 수 있냐”고 재문의 주셨습니다.
    → 이런 순간들이 정말 뿌듯했습니다.

2달 동안의 실적 정리 – 숫자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지만…

품목판매수매출순수익 (예상)
공유기 3개 45,000원 약 18,000원
충전기 4개 32,000원 약 11,000원
이어폰 2개 40,000원 약 14,000원
허브 등 기타 4개 21,000원 약 8,000원
총합 13개 138,000원 약 51,000원
 

100만 원 중 약 8만 원 투자, 순수익 약 5만 원 달성.
사실 매출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소자본 창업의 감각, 가격 책정의 기준, 판매 전략, 고객 응대의 흐름을 몸으로 익힐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실험이 더 큰 창업의 전초전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어려웠던 점 – 현실 창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1. 상품 찾는 시간 소모가 큽니다
    하루 종일 당근마켓, 중고나라를 뒤지며 물건 상태, 시세 비교하느라 눈이 아팠습니다.
  2. 포장 스트레스
    택배 보낼 때는 꼼꼼하게 포장해야 하고, 깨지는 물건은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3. 사기 위험
    당근마켓에서 한번 의심스러운 거래자가 연락해왔는데, 다행히 사기피해는 없었습니다. 사기방지 팁도 익히게 되었죠.
  4. 가족의 시선
    처음엔 가족들도 “그거 몇 푼 번다고 힘들게 하냐”며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거래 후기가 쌓이고, 매출이 생기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작게 시작한 리셀링 창업, 저에게 남긴 가장 큰 자산

퇴직금 100만 원 중 아주 소액만 사용했지만, 저는 그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 판매 감각을 익혔습니다
  •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정확한 기록 습관이 생겼습니다
  • 하루 2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루틴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후 전자책 판매, 중고 명품 리셀링, 블로그 운영 등으로 저만의 작은 수익 구조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 여러분도 도전해보시겠어요?

창업이 거창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과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리셀링은 정말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퇴직 후 혹은 부업으로 무언가 시작해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리셀링을 추천드립니다.
작게 시작해도, 배우는 건 결코 작지 않습니다.